알수없네

from 백수의일상부유 2008/06/13 12:19

그간 격조하였습니다.

뭐 별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저 의욕이 없었을 뿐입니다. 신문도 읽지 않고, 사람들도 거의 만나지 않고, 글도 쓰지 않았고. 한 5개월 계속하던 취업정보 사이트 탐색도 그만 두었습니다. 하고있는 아르바이트도 제때 해주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있는 중.
#1 출신대학의 지역사회 건강뭐시기 연구소, 비정규직 채용하면 정규직으로 나중에 전환 해 주어야 하기에, 무급조교로 발령하고 돈은 100만원 준다는 곳에 면접을 보러가 그곳의 조교수와 뭐 여기에서 일하게 되면 보건대학원 학비도 30%감면 해 주는데 대학원 다닐 생각은 없냐는 둥 화기애애한 이야기를 나눈 뒤, '그런데 이런거 물어봐도 되나?' 네? '학점이 왜 이모양이에요?' 아, 하하, 제가 학교다닐 때 좀 딴짓을 많이 해서요 '아무리 그래도 조금만 신경쓰면 3.0은 넘지 않나요?' ... 당연히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2 대학원생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전공 교수님 2분을 만나 인사를 하고 밥을 얻어먹었는데, 교수님 왈, '**에게 듣자니 너 대학원 생각 있다면서?' 아 예 뭐... 아직 잘... '근데 너 성실하냐?' 예? 아니요... '지구력은 있냐?' 아니 뭐... 아니요... '그럼 안돼. 딴데 알아봐' 하하하;
#3 딴에는 큰마음 먹고 나간 서울의 세종로 네거리, 우연히 학교 선배를 길에서 만나서, '이력서는 열심히 쓰고 있냐?' 아니요 요새는 별로... 자신이 없어요 '왜 계속 써봐야지' 제가 싫은가봐요 하하하하; 하긴 저라도 싫겠지만. 그러자 옆에 듣고있던 선배의 안해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안되죠. 자신감이 없으면 남들에게도 다 보여요.' 하아 그러게나 말입니다.
나의 지나간 모든 시간들이 나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그나마 지금 내 앞에 주어진 일 조차도 해내지 못하는데요.


친절한 거절의 말에 영문을 모른 채 고개를 들어 바라본 곳엔 그대의 얼굴은 없고 무거운 철문만 그 너머에선 웃음소리만 왜 나는 떠나야 하는지 왜 나는 머물 수 없는지 왜 문은 열리지 않는지 알 수 없네 알 수 없네 대체 왜 이러냐고 이럴 수 있느냐고 그대에게 화를 내야 하는 건지 아님 하소연이라도 해야 되는 건지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울어야만 하는 건지 결국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로 멍하니 또 그냥 서 있었지 너무 많은 지나온 우리 추억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화도 한번 내 보지 못한 채 난 고갤 떨구었지 지켜지지 않은 약속들만 우주를 떠돌다 어느새 저 멀리 사라졌지 왜 나는 떠나야 하는지 왜 나는 머물 수 없는지 왜 문은 열리지 않는지 알 수 없네 알 수 없네 돌처럼 단단했던 믿음은 가루 되어 휘날렸고 함께 보낸 시간들은 내겐 감당도 못할 큰 상처가 돼 버렸지 그대 말 한 마디에 전부 산산이 조각난 채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에 난 아직 자신도 없는데 당장 무얼 해야 할 지도 모르는데 길 잃은 아이처럼 그저 나는 그대 이름만 이렇게 부르고 있는데 시간이 흘러도 어떤 응답도 없고 이제 내게 남은 건 아무 것도 없었지 왜 나는 떠나야 하는지 왜 나는 머물 수 없는지 왜 문은 열리지 않는지 알 수 없네 알 수 없네. 패닉 4, 추방.

2008/06/13 12:19 2008/06/1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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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펑크키드 2008/06/16 23:1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허허.. 두달만에 처음 들어와밨는데 여전하구나 -_-;
    이제 어이상실 그만하게 취직하지말고
    과감하게
    투신할 수 있는델 찾아보는게 어때
    물론 돈 조금 주는데로 말이지
    뭐 너도 생각안해본것도 아니겠지만 말이야

    여러가지 이유로
    여기도 자신없고 저기도 자신없는게 현실이라면 말이다.

    그냥 내 생각에
    싸가지없는 것들한테 무개념 무뇌아 취급당하면서 기름값, 밥값, 시간,,,, 인생 날리느니
    앞으론 그런덴 아얘 거들떠보지도 말아라

    어짜피 모아니면 도잖니?

    나같이 사회부적응자라고 너도 스스로 굳게 믿는다면
    너도 쌩까라 그냥
    그만 기웃거리고.

    • 모깃불 2008/06/17 13:59  address  modify / delete

      휴 그러게요.
      그런데 두려운건, 여기서도 못하면 다른곳에서도 못할 것 같고.
      나에 대한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거죠.
      그럴 자신이 있다면, 애초에 여기저기 기웃거리지도 않았을텐데.
      아아....

  2. punkkid99 2008/06/17 21:3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넌 지금 악순환의 구렁텅이에 빠져있는거야
    그것도 제대로.
    스스로 잘 알고있자나

    니 현재 상황이 계속 같은 이유를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인데

    그러니까 과감히 끊으라는거지
    여기도 자신없고, 저기도 자신없으니.
    조금 힘을내어 기웃거려봐야 결과는 비슷할거란 예감을 하면서도
    또 찾아가게되고 그렇지만 결과는 역시... 뭐 이런

    딱 끊고, 목적지를 다른곳으로 돌려라.
    과감히.

    소위 취업공간에서 허우적거리지 말란말이다.
    니가 어짜피 남들처럼 똑같은 이유로 취직하려고 하는건 아니잖아.

    끊어라...

    • 모깃불 2008/06/17 22:18  address  modify / delete

      그러게요...
      다른덴 어디가죠?
      흠....
      전 아무래도 근대사회에 어울리는 인간이 아닌가봐요. 허허-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