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분리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예전에 얼핏 보았던 심리학 책에서는, 어린시절의 가족관계로 인해 이런 분리에 대한 불안이 생긴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고, 사람이건 동물이건 그리고 물건이건 집착하는 편이다. 잘 버리지 못하고, 떠나고 헤어지는 것에 대해서 순조롭게 넘기지 못한다. 그런 여러가지를 보면 나의 자아는 아직도 어린아이에서 머물러 있는것 같다.

아무튼 이런 나의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항상 짐이 많고, 방안에 뭔가를 쌓아두게 된다. 나와 함께 살았던 친구 ㅎ는 잘 알리라. (미안 ㅠㅠ) 심지어 나는 중, 고등학교때의 공책, 시험지, 각종 유인물 따위를 3번의 이사 와중에도 대학 4학년때까지 간직하고 있었다.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자주 들춰내어 보는것도 아니면서, 그저 버리지 못할 뿐인 것이다. 최근에... 그러니까 현재의 집으로 이사한 1-2년 사이 이것저것 낡고 쓸모는 없으면서 집착때문에 갖고 있었던 것을 꽤 버리게 되었다. 갖고 있을 뿐, 나와 함께 있던 것들이 아니라 별로 아쉽지도 않았다.

어제는 새해를 맞아, 그리고 내 방으로 이사온 뒤 아직도(6개월 넘게) 정리하지 못한 것들을 죄다 정리해서 버리고, 치우고 했는데 예전에 다 버린줄 알았던 고등학교 시절의 시험지 한장이 나왔다.

서술형 2번.
북한 역사학계에서는 후기 구석기인(승리산인, 약2-3만년 전)을 여러 가지 유전학적인 특징을 기초로 우리의 직접적인 조상으로 본다. 그러나 남한 학계에서는 신석기 인들을 우리의 조상과 관련있는 사람들로 추론한다. 남한 학계가 이렇게 추론할 수 있는 근거를 들어본다면?

(아마도)답을 몰랐던 2000년 봄의 18세 백아형은 이렇게 썼다.

발가락이 닮았다.

-_-


교훈 : 공부를 하자, 틀리면 웃기기라도 하자, 이게 웃기냐 응? 웃기냐 응?
2008/02/01 08:44 2008/02/01 08:44

Trackback Address >> http://mokitbul.org/tt/trackback/518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ppoyo 2008/02/01 09:1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렇게 어려운 걸 배웠단 말이야?
    지금 풀어도 그렇게 밖에 쓰지 못할 듯...

  2. 서연주 2008/02/01 23:0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런 문제가 나왔었어?;;;;;;

    • 모깃불 2008/02/02 01:43  address  modify / delete

      권모선생님 저때 너무 열의에 넘치셨나봐-_-
      이제 그도 40대이겠지? 허허.

  3. 펑크키드 2008/02/04 11:5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시험문제 쩌는데, 사학전공시험이냐
    그리고 18세 백아형의 답은 역시 쩐다 ㅋㅋㅋ

    • 모깃불 2008/02/04 20:34  address  modify / delete

      그러게나말입니다-_-;;;
      도대체 저 답이 뭔지 너무 궁금하군요-_-

      당시 국사선생님과 약간 친분이 있었는데
      저 시험답안으로 쥐어박힌 기억이 없는걸 보면
      차마 답안지에 저렇게 써 내진 않은듯-_-;;;
      다행입니다;

  4. 펑크키드 2008/02/04 11:5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가만생각해보니 사학이아니라 거의 고고인류학 석사과정 논문수준인데 ㅋㅋ

    • 모깃불 2008/02/04 20:36  address  modify / delete

      ㅎㅎㅎ 돌이켜 생각 해 보니 정말 젊은 교사의 패기는 아름답군요

  5. 유령수업 2008/02/09 03:3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간만에 들어와 봤는데...
    야밤에 혼자 미친X처럼 웃었습니다 ㅎㅎㅎㅎ

    잘 지내시죠?

    • 모깃불 2008/02/10 01:24  address  modify / delete

      하하 네, 신년이 되어서인가, 오늘 갑자기 반가운 안부가 많네요.
      저도 한번씩 바람쐬러 가곤 합니다. 하하;
      제 남자친구가 요즘 장하준에 풍덩 빠져서 허우적대는데, 가보면 역시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어서 반갑고 그래요. 허허.

  6. 러블리 2008/02/18 16:4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푸하하하 웃겨요~^^
    재밌게 읽고 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