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선택과 집중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모든 일 건강 성적 사람 관계 모든것이 내 안에서부터 하나씩 하니씩
허물어져가는 이 기분
힘내지 않으면 안될까
그냥 이렇게 조금 있고싶어
죄책감 갖지 않고
- 남전대장경(南傳大藏經)의 시경(詩經) 中 -
서로 사귄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는 법.
연정에서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숲속에서 묶여 있지 않은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한편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마음을 산산이 흐트려놓는다.
욕망의 대상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로 다투는 철학적 견해를 초월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도달하여
도를 얻은 사람은
'나는 지혜를 얻었으니
이제는 남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알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 말고,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혹은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가지지 말라.
꾸밈 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불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음속에 다섯 가지 덮개(五蓋)를 벗기고
온갖 번뇌를 제거하여 의지하지 않으며
애욕의 허물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최고의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 정진하고
마음의 안일을 물리치고
수행에 게으르지 말며
용맹 정진하여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애착을 없애는 일에 게으르지 말며,
벙어리가 되지 말라.
학문을 닦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분명히 알며 자제(自制)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빨이 억세고 뭇짐승의 왕인 사자가
다른 짐승을 제압하듯이
궁벽한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를 따라 익히고
모든 세상을 저버림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욕과 혐오와 헤맴을 버리고
속박을 끊어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음이 괴로울때 시를 읽게 된 것은 고등학생일 때 생겼던 버릇이다.
그렇다고 내가 많은 시를 읽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몇몇 시들을 외고 다녔었다.
그때는 그것에 무언가 답이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구원까지는 아니었어도, 무엇인가를 찾고싶었고 답이 주어지기를 바랐다.
물론 지금은 그러한 글줄에 답이 있을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냥 버릇같은 것이다.
그냥 작은 위안같은 것이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래도 이만하면 많이 나아졌지...
나는 계속 나아질 수 있을거야.
서로 물어뜯고 할퀴고 칼로찌르고 피가 철철 흐르는곳을 후벼파고 쑤셔박고
그누구의 잘못도 아닌것을 서로의 잘못으로 돌리고 증오하고 복수하고
이젠 지긋지긋하다.
아픔없는 사람이 어디있으랴
세상이 제 마음과 같은 사람이 어디있으랴.
그러나 자신의 아픔만을 생각하고 모든것을 미워하고 서로 이렇게 죽어라 미워하고.
그리고 또 나를 괴롭힌다.
그리고 그 모습과 내 모습이 닮아갈 것을 두려워하고
나의 앞으로의 삶을 가늠하며 자학을 시작한다.
.
.
얼마나 또 되풀이 될지 모르는 아귀다툼이지만
그래도, 그렇지만, 그러므로, 나는 나의 삶을 살아야 한다.
잃지말고 살아가야 하는데.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모두들 어디로 간걸까
친구들은 조금씩 다 적응해 가고
분주함에 익숙한 듯 표정 없어
숨소리를 죽이고 귀 기울여 봐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어
어디로 모두 떠나가는지
쫓으려 해도 어느새 길 저편에
불안해 나만 혼자 남을까
뛰어가 봐도 소리쳐 봐도
사람들 얘기처럼 세상 살다보면
결국 남는건 너 혼자 뿐이라고
떠나가는 기차에 아무 생각없이
지친몸을 맡긴 채 난 잠이 드네
떠나온 여기는 어딘건지
알 수가 없어 길 잃은 아이처럼
무서워 나만 멀리 왔을까
다들 저기서 내린 듯한데
말해줘 넌 잘하고 있다고
너 혼자만 외로운건 아니라고
잡아줘 흔들리지 않도록
내 목소리 공허한 울림 아니길 바래
나는 어디로 너는 어디에
나는 어디로 너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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