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할 말은 많은데, 솔직히 마음이 답답하고 정리가 안되어서 각설하고, 이게 아르바이트인지 비정규직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당분간 취직했습니다. 별 일이 다 있군요. 급여도 적고, 정규직으로 전환되거나 승진하거나 급여가 올라가거나 하는 등의 미래도 없고, 오직 칼퇴근 할 수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각종 기안과 지출결의서에 치여 살아야 하는 행정직으로, 전임자와 인수인계를 위해 결재라인을 따라 쭉 인사를 다니는데, 다들 전임자에게 어디든 여기보다 나으니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는 것을 보니 이거 이거 난감하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나에겐 어디든 지금보단 나으니 스스로 축하하는 수 밖에- 라고 생각 하며 9월 1일부로 12월 31일까지의 계약서를 씁니다. 전임자는 정말 싹싹하고 붙임성 있는 남자였는데, 그런 방면으로는 참담하리만치 무능해서-아, 물론 다른 방면으로도 그렇지만- 걱정이 앞섭니다. 실수령액 120정도, 밥사먹고 차비쓰면 한 30정도, 20정도는 약값과 책값등의 용돈, 나머지 70은 생계비로 상납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 되었습니다. 가계에 작은 보탬이 되는 것은 다행이고, 그나마 유일하게 집에 돈 들어올 일이 생긴 것도 다행이고, 게다가 3년동안 아무 일도 못 한채 논 주제에 뭐 가릴 게 없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이래저래 고민이 앞서는 걸 보면서, 난 정말 되먹지 못했구나,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는데, 하고 스스로 비웃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 하는 나를 또 한번 비웃지요. 아, 별꼴이야 정말. 아무튼, 당분간 갖은 욕을 먹으며 지낼 듯 하고, 그래도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있으니 어쩌면 조금 더 자주 글을 쓸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지금보다도 더 글을 안쓰는 상태란 불가능 할 것 같기도 하지만, 에, 그렇습니다. 솔직히 무서워요. 이런 비웃음으로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내 잘못으로 또 모든 걸 망치는 건 아닐까. 그리고. 나는 과연 앞으로도 나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 그런데 지킨다면 뭘 지켜야 하는 걸까. 이 일은 앞으로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앞으로 뭘 해야할까. 뭘 할수 있을까. 따위의 소승적 차원에서 이명박은 언제쯤 입을 꿰멜까. 전쟁나면 어떡하지. 등등의 대승적 범위까지. 예, 어떻게 되겠지요. 떠밀려서든 혹은 헤쳐나가든, 원하든 원치 않든, 이렇게 또 흘러 갑니다. 그게 기쁜건지 슬픈건진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잘 모르든 말든, '모든 것은 단지 스쳐 지나간다'는 것이, 위안인지 절망인지, 그것도 잘 모르겠고요.
아, 그리고 혹시, 최근 한 일주일간 홈페이지 접속이 안 되는 상황을 보신 분이 있다면, 관심에 감사드리며, 돈 못내서 호스팅이 잠시 중지되었었습니다-_- 생일선물로 손군에게 일년치 호스팅비를 강탈하였으니 걱정은 마시되, 혹시 후원할 계획이 있다면 79413024....................미안합니다-_-
어쩌다 이곳을 들러 드문드문 올라오는 나의 안부를 훔쳐보다, 사고소식에 놀랄 나의 오랜 친구들에게-
별일 없이 삽니다. 별 다른 걱정은 많지만. 괜찮습니다.
사고 관련 전화를 두번쯤 받았더니, 반갑긴 한데, 혹시나 해서 올려둡니다-_-;;
이십대 후반. 친구나 선후배들이 결혼하는 것도 이제 더이상 놀랄 일이 아니고, 어쩌면 그게 내 일이 될지도 모르는 때가 되었다. 가끔 그들을 만나 웃고 이야기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나는 때때로 두려워진다. 5년 쯤 뒤, 우리는 아이의 영어유치원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되지는 않을까, 10년 쯤 뒤, 특목고와 어학연수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되지는 않을까. 우리 중 누군가는 '기러기 아빠' 가 되는 것은 아닐까.
대학시절, 우리는 사회의 진보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용돈 벌이를 위한 과외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 해 본적은 없었다. 우리는 변화와 투쟁을 외쳤지만 그럭저럭 어디가서 부끄럽지 않은 학력을 가진 자신의 사회적 자본에 대해서 고민 해 본 적은 없었다. 고학년이 되고, 졸업이 가까워 오면, '운동단체'에 남아 활동을 지속하는 이들에게 약간의 미안함과 부채감을 가지고, 토익을 보고 취업을 준비했다. 우리는 그다지 다른 삶을 살지는 못했다.
물론 확실히 나는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나는 과외를 하는 대신 집에서 용돈을 받았고, 활동가가 되지도, 직장인이 되지도 않은 채 집에 앉아있는 백수 일 뿐이니까. 구차함이 싫어서, 행동할 용기는 내지도 못한 채, 이리저리 도망 다니며 가까운 타인들에게 업혀 왔을 뿐이니까.
또한 물론, 우리가 어떤 다른 삶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이, 무슨 꼬뮌이라도 만들어서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하고, 우리가 비판하는 사회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채 살아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과외를 하거나, 취업을 해서 살아가는 친구들을 비판하는 것도 아니며 비난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다만. 확실히 우리는 무언가를 지키려고 했다. 혹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은 했다. 아니, 최대한 양보해서, 뭔가 지켜야 할 게 있다고 말 하기는 했다. 그런데 그 무언가를 지켜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지키며 살아가야 할 지, 그것을 알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그런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채로, 우리는 이제 곧, 하나 둘씩, 아이들을 키우게 된다.
내 취업 문제, 내 밥벌이 문제에서 그랬듯이, 고민 없이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을 때,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사회에 편입했던 것 처럼, 내 자식 문제에서도 우리는 이렇게, 지금처럼, 내키진 않지만, 어쩔수 없다는 변명과, 생존을 위한 수단이라는 말을 하며 아이들을 학원으로 입시로 몰아 넣을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 우리는 그 최소한의 고민도 안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88만원 받거나, 겨우 취업에 성공해서 이제 신입사원이 되거나 경력이 조금 쌓인, 우리, 20대, 30대 초반 말이다. 이제 아이를 곧 갖게 될.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고 싶은 세상에 대해서, 우리가 꿈꾸는 사회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이제 우리 자식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386, 이제는 486은 거의가 동의하다시피, 아이들을 학원으로 보냈다. 사교육 시장에서 크게 배를 불리기도 했고, 아이들을 어떻게 입시를 통해 성공시킬 지, 그 방법을, 자신의 경험을 십분 발휘하여, 선보였다. 이제 아이들이 초등학생 쯤 되는, 397이라고 해야할까, 9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이들은, 대체로 그 방법을 따라가거나, 일부는 그 이전 세대의 과열된 사교육과, 몰인정한 입시제도에 반대하며,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내거나, 주입식 영어교육이 아닌 '엄마표 영어' '영어 동화책 읽기' 류의 새로운 공부 방법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무서운 건 뭐냐면, 소위 말하는 '엄마표 영어교육'이 담보로 하는 것은, 엄마의 학력, 엄마의 여유라는 것이다. 대안학교에 보낸다는 것이, 일종의 부모의 금전적 여유를 지불하고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사는 거래 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 아이의 교육' '내 아이의 입시' '내 아이의 성공' 이라는 틀에서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는 5년 뒤, 10년 뒤, 내 자식 문제에 대해 무어라 이야기 하고 있을까. 나? 나는 아이를 갖지 않는 것으로 여전히 비겁하게 도망치고 있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아이들 학원이야기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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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좀 많이 올라온다면, 약간의 후원을 할 생각은 있다...ㅋ
글 써서 먹고 산다는 게 그런 거 아니겠니?
오오 -_- 하긴 지금으로선 뭔가 블로그를 하고 있다기도 부끄러운 상황이죠 ㅎㅎㅎ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저 이번주에 이 말 한 20번 정도 하고 다닌 것 같아요;;;
오오~ 나 봤어!! 접속안되는상황^^;
아 정말 놀랍게도 여기 극소수의 사람들이 그래도 즐겨찾는 곳인가봐요. 허허허;;
후원금 계좌를 순간 받아 적고 있던 1人.... 입니다 ...
ㅎㅎ
우엉;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흑 ㅠㅠ 좀 더 열심히 쓴뒤 당당히 계좌를 공개 해 봐야겠습니다. 그런다고 과연 돈이 생길지는 알수 없지만-_-;;; 참고로 저 숫자들은 실제 제 계좌의 앞부분이며 은행은....퍽퍽-_-;;
갑작스러운 고백;;이지만 유령수업님 타이밍이 좋으신것 같아요. 뭔가 일이있을때 마다 꼭 댓글 남겨주시고... ㅎㅎ
절대 후원금때문에 하는 소리가 아닙니.......쿵;;
하하; 아무튼 정말로 고맙습니다. 잘 지내시죠?
하하 제가 항상
촉이 좀 좋은 듯해요 ㅎㅎㅎㅎ
전 그럭저럭 별일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무탈한 게 무사한 거죠 ㅎㅎㅎ
모깃불 님도 잘 지내시죠? : )
하하 뭐 우연이니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 순간에 등장하고 그 시점에 존재하는게 사실 최고죠.
힘드니 짜증나니 어쩌니 해도 다들 누구나 그쯤은 갖고 사는 것 같고, 그래도 생각 해 보면 저도 그럭저럭 살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그건 또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