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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알수없네 (4) 2008/06/13

피맺힘

from 백수의일상부유 2008/06/17 14:23
피맺힘, 이라고 하면 무언가 처절하고 가슴아픈 그런이야기를 할 것만 같지만, 그런건 아니고 여전히 계속되는 민폐초보운전자의 삽질 일기 중 하나이다.

뭐 그간의 이야기를 좀 하자면, 나는 운전하다가 발에 쥐가 나서 가드레일과 부비부비를 하였으며, 그 상처에 카페인트를 칠한답시고 설치다가 도장면을 완전히 망쳐놓았고, 뭐 그후 무사히(?) 길에 기름을 뿌리며 다니고 있다. 전주까지 운전도 해보았고, 고속도로에서 과속운전도 해보았고, 갈수록 차주를 닮아가는것 같은 과속운전에 잠깐 반성을.... 음-_-

아무튼, 내가 사는곳은 산골, 도로 노면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데다가 최근 몇주째 상수도공사를 하느라 완전히 엉망인데, 공사를 했으면 도로를 잘 덮어놓아야 할것을 제대로 해놓지 않아서 계속 불안불안 했다. 말했다시피, 차를 받은지 1주일 만에 내가 타이어 펑크 한 번, 약 1달전 아버지께서 아버지차의 타이어 펑크 한 번, 그리고 이번엔 엄니께서 마티즈에 또 한 번 펑크. 이쯤하면 우리 가족이 모두 정말 운전을 극도로 위험하게 하는것이 아니라면 노면에 문제가 있는것이다.

아무튼, 차를 받은지 1주일 만에 낸 펑크로 한 번 렉카를 불렀는데, 내가 든 보험은 가격이 좀 저렴한 대신, 렉카 무료 출동은 1년에 2번뿐이라고 하니, 한 번 남은 기회를 이런 식으로 소비할 순 없었다. 스페어 타이어 교체에 도전.

뇌입어 지식인의 도움에 힘입어 차 안의 장비를 확인하고 렌치로 나사를 풀려는데.... 한 시간 동안 아무리 아무리 아무리 밀고 당기고 누르고 밟고 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손에는 피가 맺혀 피부가 벗겨지기 직전이었다. 아 나의 근력이 이렇게 약하단 말인가.

손바닥에 고무가 붙은 목장갑을 끼고 다시 재도전. 그러나 역시 실패. 나사에 뭐 녹이라도 슬었나 하여 모든 기계의 만능 윤활유 WD-40 출동하여 보았지만 역시 실패. 그 사이 두시간이 지나고 나는 지쳐서 집에 들어와 밥을 먹고 다시 뇌입어 지식인을 검색하여 망치로 렌치를 때려보라 하여 망치로 쳐봤지만 역시 실패. 기어가 들어있는 렌치라도 사야하나 고민하던 중, 화물트럭 운전자가 자신은 차에 쇠파이프를 넣어다니며 그것을 이용한다고 하길래, 창고를 뒤져 공동이 있는 쇠파이프를 찾아들고 가서 렌치를 파이프에 끼운 뒤 잡아당겼더니 허무하리만치 쉽게 풀려버렸다. 음.... 역시 인간은 도구를 사용해야 한 단 말이지. 두시간여의 우여곡절 끝에 스페어타이어 교체 완료.

어찌되었건 이런것은 그래도 혼자 곧잘 해 내는데, 살아가는 일은 왜 이렇게 잘 되지 않는 것일까.

광주시청에 분노의 항의전화 한 번 해 주었고, 이제 씻고 나가서 타이어를 교환해야겠다. 차를 소유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을 투자하게 한다.


2008/06/17 14:23 2008/06/17 14:23

알수없네

from 백수의일상부유 2008/06/13 12:19

그간 격조하였습니다.

뭐 별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저 의욕이 없었을 뿐입니다. 신문도 읽지 않고, 사람들도 거의 만나지 않고, 글도 쓰지 않았고. 한 5개월 계속하던 취업정보 사이트 탐색도 그만 두었습니다. 하고있는 아르바이트도 제때 해주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있는 중.
#1 출신대학의 지역사회 건강뭐시기 연구소, 비정규직 채용하면 정규직으로 나중에 전환 해 주어야 하기에, 무급조교로 발령하고 돈은 100만원 준다는 곳에 면접을 보러가 그곳의 조교수와 뭐 여기에서 일하게 되면 보건대학원 학비도 30%감면 해 주는데 대학원 다닐 생각은 없냐는 둥 화기애애한 이야기를 나눈 뒤, '그런데 이런거 물어봐도 되나?' 네? '학점이 왜 이모양이에요?' 아, 하하, 제가 학교다닐 때 좀 딴짓을 많이 해서요 '아무리 그래도 조금만 신경쓰면 3.0은 넘지 않나요?' ... 당연히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2 대학원생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전공 교수님 2분을 만나 인사를 하고 밥을 얻어먹었는데, 교수님 왈, '**에게 듣자니 너 대학원 생각 있다면서?' 아 예 뭐... 아직 잘... '근데 너 성실하냐?' 예? 아니요... '지구력은 있냐?' 아니 뭐... 아니요... '그럼 안돼. 딴데 알아봐' 하하하;
#3 딴에는 큰마음 먹고 나간 서울의 세종로 네거리, 우연히 학교 선배를 길에서 만나서, '이력서는 열심히 쓰고 있냐?' 아니요 요새는 별로... 자신이 없어요 '왜 계속 써봐야지' 제가 싫은가봐요 하하하하; 하긴 저라도 싫겠지만. 그러자 옆에 듣고있던 선배의 안해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안되죠. 자신감이 없으면 남들에게도 다 보여요.' 하아 그러게나 말입니다.
나의 지나간 모든 시간들이 나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그나마 지금 내 앞에 주어진 일 조차도 해내지 못하는데요.


친절한 거절의 말에 영문을 모른 채 고개를 들어 바라본 곳엔 그대의 얼굴은 없고 무거운 철문만 그 너머에선 웃음소리만 왜 나는 떠나야 하는지 왜 나는 머물 수 없는지 왜 문은 열리지 않는지 알 수 없네 알 수 없네 대체 왜 이러냐고 이럴 수 있느냐고 그대에게 화를 내야 하는 건지 아님 하소연이라도 해야 되는 건지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울어야만 하는 건지 결국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로 멍하니 또 그냥 서 있었지 너무 많은 지나온 우리 추억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화도 한번 내 보지 못한 채 난 고갤 떨구었지 지켜지지 않은 약속들만 우주를 떠돌다 어느새 저 멀리 사라졌지 왜 나는 떠나야 하는지 왜 나는 머물 수 없는지 왜 문은 열리지 않는지 알 수 없네 알 수 없네 돌처럼 단단했던 믿음은 가루 되어 휘날렸고 함께 보낸 시간들은 내겐 감당도 못할 큰 상처가 돼 버렸지 그대 말 한 마디에 전부 산산이 조각난 채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에 난 아직 자신도 없는데 당장 무얼 해야 할 지도 모르는데 길 잃은 아이처럼 그저 나는 그대 이름만 이렇게 부르고 있는데 시간이 흘러도 어떤 응답도 없고 이제 내게 남은 건 아무 것도 없었지 왜 나는 떠나야 하는지 왜 나는 머물 수 없는지 왜 문은 열리지 않는지 알 수 없네 알 수 없네. 패닉 4, 추방.

2008/06/13 12:19 2008/06/13 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