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친구가 와서 술을 먹었다. 한 몇년간 술을 거의 입에 대지도 않고 살아오다가, 최근 한 두달사이 좀 체력이 회복된 것 같아 자신감을 갖고 1달에 1번정도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아무튼 둘이서 맥주를 꽤나 마셨고, 머리가 아팠고, 속이 아팠고, 피곤했고, 졸렸고, 이틀이 지났지만 나는 아직 졸리다. 또 한 친구는 다음달에 결혼을 한다고 하는데, 음 그래도 그냥 아는 아이가 아닌, 공유하는 기억이 있는 친구로서는 첫 결혼. 만나보면 생긴것도 하는짓도 대략 별 차이 없는데 벌써 중학교 졸업한지 10년에 하나둘씩 결혼 시작. 그 친구의 결혼 상대는 8살 연상의 남자로 컴퓨터 뭐시기 하는 회사원이라고 한다. 그 친구는 8살 연하의 여자로 올해 교육대학원 졸업. 무심코 뭐야 니가 훨씬 좋자나~ 라고 말했다가 결혼40일전의 친구에게 혼났다. 한번도 본적도 없는 사람에 대해서 왜 그렇게 말하냐고. 그냥 농담이었을 뿐이지만 아무튼 생각했다. 나도 역시 어쩔수 없는 속물이구나. 결국 나도 영어공부는 해야겠고 토익 토플 텝스... 이딴거 사이에서 고민하는 찌질한놈이구나. 이런 지랄리스틱.
내 동생은 1월 1일 오전, 연초부터 집에서 한바탕 일어나는 설전에 지쳐 제 방으로 간 뒤 뭐하고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의 형제이므로 당연하겠지만, 그에게서 자주 나의 모습을 본다. 웅크리고, 숨기고, 그러면서도 후벼파고, 또 다시 상처를 싸안고 우는 찌질이.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것이 또 나 인것을. 우리는 자라오면서 끊임없이 부정당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미 지나간 일이고 누구의 잘못도 아닌것을. 그걸 알기때문에 견딜수가 없다. 그러니 어쩌라고. 잘못을 가리고 싶은것도 아니고, 책임지라고 따지고 싶은것도 아니야. 그냥 다만 지금 내가 좀 나아졌으면 할 뿐이지. 근데 그게 안되. 그럼 그건 내잘못인거야? 그렇지만 생각해. 세상은 이상하지. 난 세상이 공평하기를 바라는게 아니야. 그냥 좀 못가져도 되고, 좀 못나도 되고, 좀 찌질해도 되고, 좀 병신이라도 되니까. 근데 그것때문에 행복하지 못해야 하는건 아니잖아. 눈을 감고 귀를 막아도 계속해서 들려오지. 나를 다그치고 나를 부정하는 그 목소리. 이 세상 그 누구도 모를 수도 있겠지만, 너는 알거다. 이미 완료된 나에대한 평가들. 그 목소리를 나 자신에게 반복하고 있는 나. 내가 잘한건 아니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 평가들이 옳은것도 아니야. 절대로. 그러니까 이제 그만두자. 일단 그 평가부터 집어치우자. 그 환청부터 깨부수고, 내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그 때 다시 생각하자. 후유증은 후유증일 뿐이야.
모깃불
2008/01/17 00:28
2008/01/1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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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별로 친분없는) 아는 언니가 갑자기 가족이 뭔가를 하고 있는 그림을 그려보라고 백지를 주길래 한참을 난감해하다가 결국은 티비라고 네모르 하나그리고 동그라미로 머리만 세개 그렸어
동적가족화 뭐라나
암튼
가족이 뭘까
그러게.
대학교 2학년때 뭐 가족사회학 이런 수업이었는데
첫시간에 나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 뭐 그런걸 물어봤는데
의무감 만큼의 쉼, 죄책감 만큼의 그리움.
뭐 그런 대답을 했던것 같아.
도대체 가족이란게 뭘까.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