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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날씨, 그리고 (2) 2007/04/25

아 이것 참, 시험기간이니 별별 생각이 들고 별별게 다 하고싶어지네. 내일은 시험이 3개다. -_-



아무튼, 나는 학생이고, 돈을 벌지 않는다. 아르바이트는 21세 가을에 딱 한 번 해봤다. 3개월동안 웹에이전시에서 허드렛일을 했다. 과외도 해본적이 없다. 앞으로도 크게 하고싶은 생각이 없다. 아직 배가 덜 고파서 그렇다, 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이런 나의 생각으로 사교육계에서 일하는 수많은 나의 친구들을 한마디로 싸잡아 무안주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아무튼 우리사회의 비뚤어진 교육현실과 사교육에 대해 문제를 느끼면서 내가 그 것을 통해 돈을 벌 수는 없었다, 아직은. 스물다섯살의 나이에 아버지도 퇴직하시고 집에서 용돈 받아쓴다는 일이 부끄럽지만 나는 부모님이 주시는 월20만원의 용돈으로 생활한다. 필요한 책값,병원비(나에겐 이게 크다-_-), 그 외 특별한 지출이 있으면 따로 받기도 하고, 매달 받는 20만원의 용돈은 거의 먹는일에 쓴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대학생이란, 잉여인간이라 생각하고 나 역시도 다르지 않다. 공부하라고 보낸 대학에서 (비록 후회하지도 않고, 나름대로 많은것을 배웠지만) 공부도 하지 않은채 6년째를 보내고 있으니 더더욱 발뺌할 여지는 없다.

요약하자면, 나는 학생이고, 돈을 벌지 않는 잉여인간이다. 15세무렵 사회와 개인이라는 것이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할 즈음부터 지금까지 나의 정치적 지향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당당하게 노동의 댓가를 받고 돈없어서 못배우고 병걸려도 치료 못받고 죽는 세상에서 살지 않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자, 한줄로 요약할 수는 없겠지만 뭐 대략 그런 문제의식이 나의 정치적 지향의 출발이다. 대학에 와서는 그런 지향을 조금이라도 실천 해 보려고 나름의 노력을 하였다. 생각 해 보면 그닥 한 것도 없고 달라진 것도 없을지 모르지만 아무튼 잊지않고 살아가기 위한 소시민의 발버둥을 계속했다. 그러면서 같은 지향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회단체들을 보게 되고, 그런 단체에 내가 별로 보탬은 되지 않겠지만 자본주의사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탬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뭐 소액의 금액을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것, 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그러나 내 손으로 단 십원도 벌지 못하면서 부모님에게 받아 쓰는 돈의 일부를 후원한다는 것은 웃음거리라고 생각되었다. 부끄러웠다. 하지만, 언젠가, 많은 유물론자들은 관념론자들을 비판하면서, 이땅에서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21세기 한국사회에서 지독하게 보수적인 대부분의 기독교신자들을 경멸하면서 그들이 헌금하는 십일조, 그 1/10만큼도 지불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으로 무엇을 사는 것 만큼 허망한 일도 없겠지만 돈을 지불하는 것 만큼 솔직한 일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때 마침 민주노동당이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들을 모집하고 있었고, 나는 월5000원을 내는 학생당원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다른 두개의 단체에 그만큼의 돈을 더 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학생이고, 돈을 벌지 않는 잉여인간이면서, 월 15000원을 그런 후원비로 지불한다. 월 15000원으로 해결하는 값싼 자위일 수도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 일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부끄럽다. 내 손으로 단 돈 십원도 벌지 못하면서 그런 돈을 후원금으로 낸다는 것이. 그래서 아직 어느 누구에게도 이런 단체에 후원을 하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Now or Never, 언젠가 내게 다가올 지 모를 잊고 살아가는 날이 오기 전에 잊지않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며칠전에 민주노동당에서 전화가 와서, 대선 준비하면서 신문을 발간하는데 월 4000원을 내고 구독 해 달라고 했다. 또 다시 잉여인간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2007/04/25 22:44 2007/04/25 22:44
이번주에는 날씨가 좋구나. 하지만 시험기간이기도 하고 그게 아니라도 수면 상태가 엉망이 되어서 오후의 햇살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 목련도 벚꽃도 모두 지고 민들레가 소담하다가 이제는 라일락 철쭉 그리고 잘 모르는 꽃들이 피어 있다. 학교의 인문대-경영대 건물 앞에는 이 꽃들이 모여서 예쁘게 피어있다. 마치 양떼구름을 볼 때 처럼 누우면 포근할 것 같은 그런 느낌으로. 사진은 2년 전 이맘때 쯤 찍은 사진. 같은 날, 같은장소에서 같은 카메라와 렌즈로 찍어서 같은 곳에서 현상해서 스캔했지만 하나는 프로비아100F, 하나는 리얼라100이다. 이런 걸 보면 색감 때문에 렌즈나 카메라를 바꾼다는 이야기도 참 허황된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날씨 핑계를 대는것도 그만큼 허황된 소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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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록 잠을 너무 많이 자고 시험시간에 맞춰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쓸데없이 짜증도 많이 내고 그렇지만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중간고사 시험 6개, 지난주에 발표 하나 했고, 시험 끝나면 바로 주말에 레포트 1개, 5월에 발표 3개, 레포트 2개, 6월에 레포트2개, 시험7개. 그러면 학기 끝이다. 대학 다니면서 중간고사를 이렇게 많이 본것도 처음이고 이렇게 과제가 많았던 적도 처음이고, 신경써서 공부를 했던 것도 처음이다. 신경써서 공부라고 해 봤자 시험기간에 공부하고 빠지지않고 과제를 하는 정도지만. 아무튼 정규학기로는(계절학기를 들을지도) 마지막 학기. 날씨가 좋구나.
2007/04/25 20:22 2007/04/25 20:22